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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루를 기록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우리는 흔히 일기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중심으로 쓴다.
하지만 그날의 감정, 기억, 경험은 단순히 ‘사건’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다.
진짜 하루는 내가 본 것, 들은 것, 냄새 맡은 것, 느낀 촉감, 먹은 맛 안에 담겨 있다.
그 오감의 조각들을 기록하면,
단순한 일상이 더 생생하게, 더 창의적으로, 더 나답게 정리된다.
오늘 소개할 **‘오감 일기 쓰기’**는
감각을 통해 자기 삶을 되짚고, 창의력까지 회복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하지만 강력한 루틴이다.
2. 오감 일기란 무엇인가?
오감 일기는 하루 동안 경험한 내용을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의 다섯 감각으로 나누어 기록하는 일기이다.
보통의 일기가 사건 중심이라면,
오감 일기는 경험 중심, 감각 중심, 몰입 중심이다.
3. 왜 오감 일기를 써야 할까?
✅ 1) 감각이 살아나면 기억이 살아난다
감각은 뇌의 기억 장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후각과 촉각은 감정과 기억을 동시에 자극한다.
→ 감각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더 깊게 저장된다.
✅ 2) 글쓰기 감각이 살아난다
감각을 표현하려면, ‘보인다’, ‘좋았다’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언어, 생생한 문장이 필요하다.
→ 글쓰기 훈련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 3) 창의적 감각이 회복된다
오감은 창의성의 원료다.
자세히 느끼고 표현하는 능력이 쌓이면,
평범한 일상도 글감이 되고 아이디어가 된다.
4. 실전 오감 일기 쓰는 법
✍ STEP 1: 하루 중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떠올린다
- 출근길
- 카페에서의 10분
- 산책 중 장면
- 혼자 먹은 점심
- 퇴근 후의 조용한 시간 등
✍ STEP 2: 그 장면을 오감으로 분해한다
시각 | 무엇이 가장 먼저 보였는가? | 회색 구름 사이로 노을빛이 퍼지고 있었다 |
청각 | 어떤 소리가 인상 깊었는가? | 버스 안에서 들린 웃음소리 |
후각 | 무슨 냄새가 났는가? | 종이컵에 남아 있던 연한 커피향 |
촉각 | 무엇을 만졌는가, 어떻게 느껴졌는가? | 마우스의 미세한 진동, 찬 바람 |
미각 | 오늘 먹은 것 중 인상적인 맛은? | 고추장 제육볶음의 매콤한 단맛 |
✍ STEP 3: 감각에서 파생된 감정·기억을 덧붙인다
→ 감각은 단순하지만, 거기에서 생각과 감정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예:
“오늘 먹은 따뜻한 크림수프는
왠지 모르게 고등학교 매점에서 먹던 컵라면을 떠올리게 했다.
먹을 땐 따뜻했고, 삼키고 나서는 이상하게 울컥했다.”
5. 오감 일기 예시 (실제 구성)
2025년 7월 25일, 금요일
🔵 시각 – 구름이 하늘을 잿빛으로 덮고 있었지만,
그 사이로 한 줄기 붉은 노을이 반짝였다.🔊 청각 – 지하철에서 한 아이가 웃으며 엄마를 부르던 목소리.
피곤한 퇴근길에 작은 위로가 됐다.👃 후각 – 사무실 커피머신 근처에서 희미하게 풍기던 카라멜향.
기억보다 더 달콤했다.🤲 촉각 – 회의실 의자에 앉았을 때 느껴진 등받이의 거칠고 차가운 감촉.
긴장감과 함께 머리가 맑아졌다.👅 미각 – 점심에 먹은 냉면. 혀끝을 자극하던 식초맛이 아직도 남아 있다.
6. 꾸준히 하기 위한 팁
- ✔ 형식 고정: 노트나 앱에 시각~미각 순으로 5칸 만들어두기
- ✔ 하루 1장면만 정리: 전체 하루를 다 쓰려 하지 말고, 인상적 순간 하나만
- ✔ 단어만 적어도 OK: “노을, 웃음소리, 커피향, 플라스틱, 냉면”
→ 단어 나열도 감각 확장에 충분하다 - ✔ 일기 + 창작 연결: 오감 일기는 에세이, 시, 소설의 재료가 된다
7. 마무리 – 하루가 흐릿하다면, 감각을 기록해보세요
하루를 돌아봤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데
그때의 공기, 향, 색깔은 오래 남아 있는 날이 있습니다.
그 감각들을 놓치지 말고,
한 줄씩, 오감으로 적어보세요.
당신의 하루가 더 풍부하게, 더 선명하게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언젠가 당신의 가장 창의적인 콘텐츠가 될지도 모릅니다.